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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

 

복지관 동향

"함께, 그 길을 열다"

제목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영상]여성장애인 느슨한 모임을 담당자가 전해드립니다.
작성자
곽재복
등록일
21-09-26
조회수
630

 

'사람과 사람을 잇다-여성장애인 느슨한 모임'의 배경과 시작 과정, 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망과 활동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웃이 되고,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설명 : 지역포괄촉진부 반미소 사회복지사

영상 : 기획협력팀 박재훈

*2021 지역복지 이야기마당 '장애인복지 실천현장' 사례집 내 지역복지 실천 사례 아카이브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포괄촉진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반미소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여성장애인 느슨한 모임'이라는 제목으로 지역주민과 함께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여성장애인 느슨한 모임’이란 강동구에서 사는 여성 장애인 당사자들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하고 싶은 활동을 함께하는 편안하고, 느슨한 모임입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모임을 시작하기 전, 저는 함께하게 될 당사자분들에게 이 모임이 기대되고, 일상 가운데 즐거움을 주는 모임이 되길 소망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모임을 통해 서로의 든든한 이웃이 된다면 더 바랄 것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기대와 바람을 품고 당사자분들께 직접 여쭈었더니 뜨개질, 십자수, 비누 만들기 그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니 욕심내지 않고, 두세 분씩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드렸습니다.

각자의 취미에 따라 느슨한 모임을 구성하였는데요. 구성된 모임 중 누구보다 즐겁게 만난 임옥희 님, 박선희 님, 여현정 님과의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3월 임옥희 님, 박선희 님 두 분 먼저 만나서 첫 모임 가졌습니다. 임옥희 님 가정에서 만난 날, 처음부터 만들기 활동을 하면 덜 어색할 수 있겠지만, 조금 어색하더라도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며 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관계의 시작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박선희 님께서는 임옥희 님을 처음 뵙는다며 옷도 예쁘게 입고 왔습니다. 이런 옷차림에서 기대를 품은 그 분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서로는 마주 앉아서 인사를 나누었고, 처음의 어색함은 이내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바뀌었습니다.

첫 만남을 가지고 헤어지는 길, 두 분은 “다음에 또 만나 동생”, “언니 잘 가요. 다음에 또 와요”라고 인사하셨습니다. 1시간 전에는 모르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언니-동생 사이 된 것입니다.

이후부터는 여현정 님, 정지숙 홈헬퍼 선생님까지 함께 십자수 활동 이어갔습니다. 함께하니 든든함과 즐거움은 배가 되겠죠. 임옥희 님댁 찾아오시는 것 어려워하셨던 박선희 님을 마중 나가기도 했고, 십자수를 할 줄 모르는 임옥희 님과 저를 가르쳐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서로 얼굴 맞대고 십자수 가르쳐주시는 모습이 참 정겨웠습니다.

서로 언니, 동생 삼고, 때로는 묻고, 도와가며 함께 이루어가는 모습, ‘사람살이 모습 이래야 한다’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모두 십자수를 잘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서투름 덕분에 웃게 되었고, 서투름 덕분에 서로 더 살뜰히 살피며 응원, 지지, 격려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예쁘게 수놓은 해바라기처럼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 다 다르지만, 함께 시간 보내며 서로의 아름다움 알아감이 감사했습니다.

5월의 봄날, 우리는 소풍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바로 복지관 잔디밭입니다. 돗자리도 준비하고, 같이 먹을 도시락도 준비해오셨습니다. 넉넉한 도시락 양만 봐도 당사자분들의 인심과 서로에 대한 애정 느껴졌습니다. "자녀를 키우느라 봄이 오는지도 몰랐는데 오랜만에 소풍 갈 생각에 설레어 이틀 전부터 도시락 준비했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며 봄을 느끼니 장소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있는 사람과 그 사람과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게 더 귀한 일입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만남 이어가고 계십니다. 십자수도 하시면서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자원봉사와 다른 당사자의 입주 청소를 거드는 활동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서로를 살피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의 다른 이웃들도 살피는 주민으로 세워지셨습니다.

또 종종 만날 때마다 아이들 마스크를 가져와 나눠주시거나 직접 만든 간식 챙겨와 나눠주시기도 하십니다. 일상 살아가며 서로를 떠올리고, 가진 것을 흔쾌히 나눌 수 있는 관계, 느슨한 모임 통해 이루고자 소망하였던 모습입니다.

좋은 당사자분들과 행복한 시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당사자분들이 이웃으로 지내시며 서로를 살피고, 응원하는 관계가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또한 함께 하시는 과정 가운데 여느 주민과 같이 지역사회 일반 복지 수단 이용하면서, 풍족하게 모임 이어가시도록 거들고자 합니다.

당사자의 보통의 삶은 특별한 하루가 아닌 당사자의 이웃관계, 인간관계로써 이어지고, 나누며, 누리는 시간들로 가능해짐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여성 장애인 느슨한 모임'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