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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

 

"함께, 그 길을 열다"

제목
출근길 ‘장애인 이동권 보장’ 처절한 투쟁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18-05-24
조회수
2515

광화문역 계단 일부 점거 “엘리베이터 설치” 촉구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 이동권 약속해달라”

 

김광이 상상행동장애와여성 마실 대표가 23일 서울 광화문역 계단을 기어 오르고 있는 모습

▲김광이 상상행동장애와여성 마실 대표가 23일 서울 광화문역 계단을 기어 오르고 있다.
 

23일 오전 7시50분부터 9시 30분까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출근하는 시간, 그리고 가장 많이 붐빈다는 서울 광화문역 9번 출구 3번 휠체어 리프트 앞에서

2시간여 동안 장애인들이 계단 일부를 20m 길이의 현수막으로 점거한 채,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외쳤다.

지나가는 일부 시민들이 불편함으로 인한 항의와 욕설을 했지만, “한 번만 우리를 생각해달라”며 절규했다.

마이크를 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방금 날아든 욕설에도 침착히 발언을 이어 나갔다.

“우리 때문에 출근하면서 많이 화가 나겠지만요. 더 이상 리프트 타다가 죽기 싫습니다. 미친 XX, XX 마음껏 욕하십시오. 근데요, 나중에 엘리베이터 생기면 나중에라도 우리에게 고마워 해주십시오”

연휴가 끝난 이후 첫 출근길, 그것도 가장 직장인들이 많이 내린다는 서울 광화문역에서 굳이 ‘왜’ 욕먹을 짓을 사서 하는 이유, 바로 서울시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2015년 12월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을 통해 2022년까지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1동선 미확보 역사 37개에 대해 1동선 확보를 약속했다.

‘1동선’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만을 이용해 지상과 대합실, 승강장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당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광화문역에 가장 먼저 시범적으로 2016년 내로 지하철 리프트를 철거하고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신길역 지하철리프트에서 장애인당사자가 추락해 숨진 바 있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 3월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최근인 18일에도 장애인당사자 5명이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리프트 철거를 촉구하는

장애인차별구제 소송을 추가로 제기한 상태다.

이에 더해 시민들에게 장애인 이동권 심각성을 함께 알려 나가기 위해 광화문역에서 이 같은 선전전을 진행하게 된 것.

또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에게도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 정책요구안을 공약화해달라고 함께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시장후보들에게

▲ 장애인?노인 서울시 준공영운영 시내버스 무상요금 지원

▲ 지하철 전 역사 1동선 확보

▲ 2025년까지 저상버스 100% 도입 

▲ 장애인콜택시 이용 개선 대책 마련

▲ 장애인 단체활동?여행 시 휠체어 접근가능 전세버스 마련 및 공공운영

▲ 장애인 마을버스 이용 보장 등 6가지를 요구했다.

 

 “시민분들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로 편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지만,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매일 불안한 마음을 안고 목숨을 걸어가면서 편리하지도 않은 살인기계를 타고 이동할 수 있겠습니까?”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도 시민들을 향해 호소했다.

 

 “시민분들,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이용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한 사람의 죽음이 유감이다, 어쩔 수 없다로 끝낼 수 있습니까”

8시 30분, 출근 시간인 9시가 다가오자 시민들은 점점 붐비고 지하철 역사에서도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달라는 안내방송이 끊임없이 나왔다.

계단 절반을 차지하는 20m 현수막을 시민들은 신발로 밀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 사이 김광이 장애와여성상상행동 마실 대표가 휠체어에서 내려 계단을 기어 힘겹게 올라왔다. 가뿐 숨을 몰아쉬는 그에게 “아줌마 때문에 지금 엄청 불편하다”는 항의가 쏟아졌다.

김광이 대표는 “계단을 오르면서 시민분들에게 욕을 많이 들었다. 서울시의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설치 약속이 이행되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해 신길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경험해야 했다‘면서 ”다시는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추락하는 아득한 순간을 겪지 않아도 되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승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도 “출근하시는 데에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장애인들은 그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고 정당한 요구를 하러 나온 것”이라면서 “불편함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왜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좀 더 생각을 깊이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선전전을 진행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은 이후에도 리프트가 철거되지 않은 역사를 찾아가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때까지 선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출처: 에이블뉴스-http://abnews.kr/1IZi